[교양 인문]/나의 생각

까만 구두

농부십장생 2014. 12. 2. 20:43

까만 구두

블루칼라시절에

날서게 다려진 바지와 셔츠에 넥타이까지

칠십킬로그램이나 나가던 나를

말없이 받쳐주며

빛을 발해주었던 네가 아니었느냐

그동안 너를 외면한채

캐쥬얼차림에 운동화만 신고 다니다가

모처럼 때빼고 광내고 나가려다

너를 보고 깜짝 놀랐구나.

어두운 구석에서 지낸지가 벌써 수년이나 지났구나

그사이 너도 나를 따라서 왔구나

어찌 내가 늙는데 너라고 무사할리가 있겠냐마는

그래도 너를 버리지 않고 잘 손질하여 줄테니

앞으로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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