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8.23. 어머님 회갑때
긴 머리 땋아뜨려 은 비녀 꽂으시고
옥색치마 차려입고 사뿐사뿐 걸으시면
천사처럼 고 왔던 우 리 어 머 니
여섯남매 배곯을까 치 마끈 졸라매고
가시밭길 헤쳐가며 살 아 오 셨 네
헤어진옷 기우시며 긴 밤을 지새우고
어디선가 부엉이가 울 어 대 면 은
어머님도 울었답니다
자나깨나 자식걱정 눈물과 한숨으로
한평생 살아오신 우리 어머니
그런 어머니가 치매라니요 아니 치매라니!
하지만 어머니 오래오래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긴 머리 빗어내려 동백기름 바르시고
분 단장 곱게하고 내손잡고 걸으실제
마을어귀 훤했었네 우 리 어 머 니
여섯남매 자식걱정 밤잠을 못이루고
칠십평생 가시밭길 살 아 오 셨 네
천-만년 사시는줄 알 았 었 는 데
떠나실날 그다지도 멀 지 않 아 서
막내딸은 울었답니다 막내딸은 울었답니다
어머니께서는 십오년전에 간암으로 돌아가셨지요.
그때는 수술이 어렵고 힘들어서 손도 써보지못하고 그만 . . .
지금 의술로는 간 이식수술등은 쉽게 하던데 . . .
살아 계시다면 팔십다섯이 되셨을텐데 . . .
지금처럼 좋은세월에 구경한번 못하시고
맛있는 음식도 제대로 못 잡수시고
오로지 못난 저희들 뒷바라지 하시다가
그렇게 힘들게 숨을 거두신 어머니 !
강원의료원에서 퇴원하실때 어머니 몸이
그렇게 야위시고 가벼웠는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데
어머니께서 돌아가신지 벌써 십오년이나 지났어요.
어머니 ! 그립습니다.
어머니 ! 보고싶어요.
오늘밤 꿈에라도 제곁에 오세요. 녜 ! 어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