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야 쓸쓸해서 어쩌냐?
성수야 쓸쓸해서 어쩌냐?
친구로서 너에게 미안한 마음 금할길이 없구나.
언제인가 아마 네가 서울에 살고 있을때일것 같다.
한겨울 저녁 일곱시가 지난 시간에 나에게 전화해서 부모님이 계신 집에 보일러가 안돌아가서 추워 하신다고 가서 봐달라고 했었지.나는 한걸음에 달려가서 보일러를 보았지만 내가 전자제품은 전문이지만 보일러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문외한(門外漢)이었거든.....가서 본들 알수가 있어야지! 너희 부모님께 인사만 드리고 돌아왔었거든.그때는 너희 부모님께 정말 죄송하더라.너에게 괜히 미안하고 말이야.
내가 모임의 총무를 맡고 나서 회원들의 회비를 정산한다고 미납되었던 회비를
칼같이 다 받아냈었잖아.너에게도 말이야.미납회비가 많았던 너에게는 부담이 되었을텐데 말이야.지나고 나니까 너무 야박하게 한것 같고 괜히 미안해지더라고.
그리고 네가 몸이 병약하여 서울살림을 정리하고 홍천 팔봉으로 내려왔을때에도 자주 찾아보지 못한것 또한 죄스러운일이 되어 버렸다.
거두리 요양원에 입원해 있을때에도 손님을 목적지에 내려주고 돌아오는길에
잠깐 들려서 너를 보고 오면 되는데 한번도 못들린것이 큰 죄를 지은것 같아 정말 미안하구나. (2018.6.10.일)
이제는 멀리 안양에 가 있으니 마음만 찾아갈뿐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지난 시월육일에 승규 작은딸 결혼식에 참석하느라 서울에 갔다가 친구들 모두 모여서 면회를 하러 갔지만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고 말도 못하는 너의 얼굴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돌아와서 마음이 편치않고 허전하기만 하단다. (2018.10.6.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