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인문]/나의 생각

남춘천(南春川)

농부십장생 2009. 2. 4. 21:42

남춘천(南春川)

 

춘천시가 형성되고 서울에서

이곳까지 경춘선 기찻길이 놓여

있었다 실개천 남쪽에 기차역이 있었고

그 기차역이 있는 곳을 남춘천이라 불렀다

그곳에는 역앞으로 신작로가 길게 나 있었고

북쪽으로는 실개천 다리를 건너 시내쪽으로

남쪽으로는 정족리를 지나서 신남역쪽으로

우마차가 서로 비켜 다닐 만큼 꽤 넓었다

길가에는 금은보석과 시계를 파는 金房

라디오와 전기재료를 파는 電波社

양은냄비등 그릇을 파는 商會

한복집 양장점 양복점 洋品店

제화점 이발소 미용실 茶房

통닭집 중국집 계란집 食堂

과자와 음료수를 파는 賣店

두서너곳 담배가게와 藥局

떡 방앗간 정미소 자전거포

얼음과 석유를 파는 얼음집등

점포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춘천역방향으로  초등학교와 교회가

뒷골목엔 旅人宿이 서너곳 있었으며

행(한)길 가운데쯤에는 派出所도 있었다

파출소 맞은편에는 병참부대와 정비부대가 있었고

기차역에서 신남역방향으로 대신화섬공장도 있었다

하얀 연기를 항상 내뿜고 있는 굴뚝이 있었는데

굴뚝 옆에는 그 크기가 두배 가량되는

한국전쟁때 서너군데 폭탄을 맞아서

구멍이 크게 뚫어져 폐허가 된 채로

쓸쓸하게 서있던 굴뚝도 있었다

중학교때 부대앞 건널목을 건너고

그 굴뚝옆으로 친구들과 같이 다녔었지

비가오면 운동화가 빠지도록 질퍽거리던

그추억이 새삼 떠오르는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 자리에 지어진 유승한내들 아파트에 살면서

내청춘과 함께 덧없이 가버린 세월의 무상함을 새삼

느끼면서 그리운 그때 그시절을 회상하지 않을수 없구나

 

 

사십여년 지난세월 상기하며 (대일화섬=강원봉제 전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