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인문]/나의 생각

우물이 넘치도록

농부십장생 2008. 7. 30. 12:51

우물이 넘치도록

 

휴가였던

어제는

시원한 매미소리

중복이라 폭염을 토하더니

  캄캄한 아침하늘 이내 몰려와

장대비를 마구 쏟아낸다

대낮보다 더밝게 하늘을 갈라놓은

섬광이 사방에서 번쩍인다

윈도우 브러시가 정신없이 닦아내도

앞뒤가 캄캄해진다 어림잡고 달려 가지만

바퀴에 채이는 물이 천천히 가라하네

앞뒤 살피면서 천천히 가자

어차피 점심전에 못다한 공놀이인데

가는 길이 무엇이 그렇게 급한고

내가 기다리는 반가운님은

언제 오시려고

아직도 안 오시는가

비야 내릴려거든

원없이 내려다오

내우물이 넘치도록

그렇게 내려다오

내우물 너무 깊어서

뛰어 나오려 하니

하늘은 높기만하고

지프라기도 잡고싶지만

우물이 넘치도록 쏟아진다면

이번에 쉽게 아주쉽게

헤엄쳐 나갈수 있는데